[미국 초등학교] 라호야 클러스터, "토리파인즈"의 러닝 클럽(running club)
지난주부터 둘째 아이 초등학교의 러닝클럽(running club)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곳, 라호야 클러스터 중 하나인 토리파인즈 초등학교는 러닝 클럽이 오랜 전통이다. 수업 시작 전 15분 동안(8:05~08:20), 아이들이 학교 운동장을 달리도록 장려하는 것인데, 비가 오지 않는다면 매일 있다. (샌디에이고는 5, 6월이 아니면 비 오는 날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별도의 가입/신청 절차 필요없이, 일찍 일어나 일찍 학교에 도착하면 된다. 꼭 8시 5분에 도착하지 않고 중간에 조금만 달려도 된다. 또, 친구들과 운동장을 걸으면서 대화를 해도 된다. 규칙이 없고 강제가 아니여서 꽤 많은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한다. 이런 이유로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참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되어, 한번 소개해본다.
1. 운동장을 한바퀴 돌 때마다 러닝 카드에 스탬프를 찍어준다.
학교 게이트문이 8시 5분에 열리면 (그전에는 안 열어 주기 때문에, 게이트 앞에 아이들이 구름처럼 모여있다), 아이들은 출발선 옆에 가방을 내려놓고, 그 주변에 놓인 바구니에서 자신의 러닝 카드를 찾는다. 바구니는 학년별/반별(teacher's name)로 정렬되어 있다. 카드는 바둑판 모양의 흰 종이인데, 각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학교에서 모두 준비해 놓는다). 아이들은 찾은 흰 러닝 카드를 손에 쥐고 출발선에 선다.
자원봉사하는 학부모 한명이 휘슬을 불면, 몇몇은 출발선에서 쌩하고 달려 나간다. 조금 늦게 오더라도 상관없다. 자신의 카드를 찾아 그때부터 운동장을 달리기 시작하면 된다. 미국 초등학교 운동장은, 한국 아파트 놀이터와 비슷하게 폭신한 '탄성 포장재질'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들이 운동장을 가로질러 달리지 않도록 "오렌지 콘"이 세워져 있는데, 가끔 콘 안쪽을 도는 아이들도 있다. TK부터 5학년까지 누구나 달릴 수 있다.
한 바퀴를 다 돌면 출발선에 서 있는 자원봉사 부모님들이 서서 스탬프를 찍어준다. 여러 모양의 스탬프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운동장을 돌 때마다 이분 저분에게 옮겨가며 알록달록하게 스탬프를 받는다. 러닝 카드에 5마일을 채울 때마다 작은 선물(휘슬 등)을 받게 되며, 25마일이 되면 학교에서 상장도 받는다!
2. 러닝 클럽은 학부모들의 자원봉사(volunteers)와 참여로 운영된다.
학부모도 러닝 클럽에 참여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자원봉사로 참여할 수도 있고, 내 아이와 함께 아침마다 달릴 수도 있다. 이 점이 참 마음에 든다. 학교 직원이나 선생님들에게 부담되지 않고, 아이와 함께 시간도 보낼 수 있고, 맞벌이 부부는 아이를 일찍 학교에 보내놓고 회사로 갈 수도 있다. 참 많은 배려가 있는 활동이 아닌가!!
러닝 클럽이 2분 남으면, 자원봉사 학부모 한분이 "2 min left"라고 크게 외친다. 그러면, 아이들은 막판 스퍼트를 올린다. 휘슬 소리가 다시 들리면, 지금이 마지막 바퀴가 된다. 하지만, 어차피 들어오는 모든 아이들에게 스탬프를 찍어주기 때문에, 이때는 아이들이 오히려 뛰지 않고 천천히 걷는다. 마지막 스탬프를 받고 나면, 아이들은 학년이 쓰인 긴 바구니(정렬된 처음 바구니와 다르다!)에 자신의 러닝 카드를 던진다. 그런 다음, 각자의 가방을 메고 자신의 교실로 향한다.
한국에서도 워킹 클럽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선생님들만 고생하고 아이들은 (뛰지 않고) 걸어야해서 재미없어했던 기억이 있다. 미국 초등학교 러닝클럽처럼, 재밌고 자유롭게 운영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학교 자원봉사를 지원하고 싶은 분들이 읽으면 좋은 글을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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